언제나 그렇듯이 개인전 전시 중에 다음 전시를 생각하게 되고,
언제나 그렇듯이 관람자들에게 다음 번 전시의 힌트를 얻게 된다.

이 번 전시는 한국적 배경에 치중했다.

일전의 마블링 작업에 대해서...
손목에 뼈주사를 여러번 맞아가며 무리한 작업으로 급기야는 손목에 무리가 왔다. 마냥 놀 수만은 없고... 생각해낸 것이 공업용 락카스프레이 마블링이다.
차고 바닥에 벽돌을 이용해 낮은 수족관 형태를 만들고 그 속에 비닐을 깔고 작은 풀장을 만들었다. 물을 가득 채우고 여러가지 색깔의 락카를 물위에 뿌려댔다. 100호짜리 캔버스를 엎어서 마블링을 떠냈다. 줄곧 한달동안 이 작업에 푹 빠졌었다. 그 작업중에는 땡땡이 형태의 작업도 있었는데 사람들이 데미안허스트의 생각이 난다는 것이다. 사실 윤동천작가의 끝말 잊기작품에 영향을 받아 그 형태를 유지하고 내용을 달리했다. 숫자마다 고유의 색깔을 지정해 무한대 숫자가 나오는 파이를 작업에 도입했는데 내용과는 상관없이 데미안허스트를 떠올리는 거다. 고생해서 얻은 기법과 작업이 딴 작가와 중복되어 보인다면 앞으로 헛수고하는 인생을 보낼 수는 없는 게다. 그림 그리기도 바쁜데 지구상의 작가를 조사한다고 시간을 허비할 필요는 없다. 범위를 좁혀서 한국 고유의 전통이 스며있는 배경을 찾게 되었고, 이 번 전시의 개념이 된 것이다. 동그란 작품도 했었는데 관람자들이 자꾸 두둘겨 본다.

그것이 힌트가 되어 다음번 작업은 캔버스 자체를 도자기로 표현하기로 했다.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