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6.18 수 21:18
| 도자기 위 나비가 춤추다 |
|
| 문수만전 ‘도공과 나비 환생’ 4일까지 대전 모리스갤러리 |
 대전 모리스갤러리는 4일까지 ‘나비 작가’로 알려진 문수만의 작품을 전시한다. 문 작가는 2009년 ‘박제된 자유’전시를 시점으로 줄곧 나비 연작에 천착해오고 있다.
이번 전시 또한 나비 작품의 연장선상에 있다. 그의 작품은 언뜻 봐서는 사진 같기도 하고 또 박제된 나비표본 같기도 하다.
때로는 금방이라도 사뿐하게 날아오를 듯한 살아있는 나비 같다. 그의 작품은 붓으로 그려진 작품으로 잘 인지되지 않는다.
결국 돋보기를 들이대 세심하게 관찰하고 설명을 듣고 나서야 온전히 화가가 한땀 한땀 붓으로 그린 작품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이번 전시 작품의 특징은 ‘도공과 나비의 환생’이라는 내러티브의 설정과 함께 독창적인 작품 구현 방식이라는 점이다. 작가는 원형 캔버스에 천 년 전 고려의 상감청자 기법을 드라마틱하게 재현했다.
그는 상감청자 기법을 캔버스에 구현하기 위해 컴퓨터의 일러스트 프로그램을 이용, 전통적인 청자의 상감 문양을 응용해 현대적 감각으로 재현한 후 플로터로 통해 투평 필름을 재단된 상태로 출력했다. 이후 캔버스에 부착하는 방식으로 회화적 상감기법을 구현했다.
또 도자기 표면의 균열과 같은 효과를 내기 위해 수많은 재료의 반복 실험을 통해 회화적 도자기를 빚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도공과 나비환생’이라는 내러티브 설정의 상감기법 작품 외에 고구려 벽화인 ‘안악 3호분의 고구려 행렬도’를 오랜 시간에 걸쳐 디지털로 복원한 작품도 선보인다.
문 작가는 작가노트를 통해 “호흡마저도 허락되지 않는 붓 길을 나비 따라 가노라면 어느새 붓끝 오라기 하나와 시선만 남고 중간의 육신은 사라진다. 뒤늦게 운명처럼 찾아온 미술, 이젠 나의 전부가 되었다. 유행처럼 뒤따르는 쉬운 길은 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홍서윤 기자 classic@cctoday.co.kr
|
